친구이야기

회룡역

포도 농부와 시인 2022. 1. 10. 08:43

회룡역 / 손두용

수령 400년이 넘은
노거수가 그리워
웬지 회룡역으로
가고파 진다

하늘 향해 두팔 벌리고
홀딱 벗은 채로
실핏줄 이어 뻗어


역사를 빗은
당산목처럼
60년지기 황혼을 보러 간다

아프다 하여
가지를 거두지도
힘들다 하여
몸을 눕히지도 않는다
바람이 오면 바람을 맞고
비가 오면 비에 젖고
눈이 오면 가지 위에 쌓고
아침 햇살에 반짝이며

옛날
용두머리에서 전차타듯
6개호선 전철 갈아 타며
밥사러
얼굴보러 간다

지친 몸과 일상을 잊고
편안한 마음으로
여유로움을 품고
순수한 60년대로 돌아 가듯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回龍한다

2022.1.10
지공선사가 되서 처음으로
6개호선 40정거장
경강~신분당~3호~7호~1호~경전철
경로우대를 받았습니다

2024.5.25
19년 이후
최장거리 나들이다
bmw타고 일찍 나선다
불알 친구 보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