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

혼삶 / 無心 손두용

포도 농부와 시인 2020. 2. 3. 18:08

 


혼삶 / 無心 손두용
 
강화하우스의 낮과 밤은
풋풋한 여인의 첫 경험처럼
지친 생애의 첫 ‘혼삶’의 시작이다
 
혼술도
혼요도
혼밥도
혼잠도
혼자가 내게는 없었다
 
‘혼삶’을 통해 포효한다
농사 일을 하다 잠시 멈추면서
가족뿐 아니라
나와 같이했던 모든이 덕에
내가 존재했구나 하는~
고맙습니다
 
내가 없는데 어쩌나
기우다
나 없이도 각자의 삶을 살 것이다
 
혼삶 강화의 거처가
한 인간을 한층 더
편안하게 만들고 있다
 
늘 새로운 해와 달과
조용히 시끄러운 풀과
만대를 펴는 포도 넝쿨과
비도 태양도 바람도
너희들과의 대화가 너무 아름답다
 
갇혀 있던 나의 몰골이
점점 제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며
자연스럽고 편해 지는
소확행 삶을 즐긴다
 
2025.6.25
혼자가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