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이야기

다쳐서 뒤늦은 만찬

포도 농부와 시인 2023. 6. 30. 07:28


맛을 보는
입이 아니라
나에게 대답하는
침묵처럼
달궈진 철판은
에펠탑을 부르고

눈으로 보고
냄새를 맡고
귀로 들으며
고온의 철판 위에서
제철 식재료로
라벤더만의 연보라빛
맛을 음미한다

얼음같이 차갑고
용광로 같이 뜨거운 철판은
가족의 애정도
같이 달군다

노력과
정성을 담은
마음으로
작품을 창조하는
쉐프의 향연을
보노라니

한입거리
입을 즐겁게 하는
아뮤즈부쉬 부터
가리비가 입벌리고
바닷가재가 춤추고
호일에 싸인 메로며
입가심하는 발효차
풍미를 더하는
++ 한우와
낙지 볶음 밥이며
한껏 숨에 부풀은
수플레도
프티푸르가
귀여움을 떤다

청담동 거리에서
한층 젊어 진
기분을  먹었다

2023.6.30
애쓴 딸들에게
감사한다. 고맙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