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야기

한톨한톨

포도 농부와 시인 2023. 10. 12. 11:44

한톨한톨 /손두용


쉬이 만질 수가 없는
까칠한
그녀는
가을볕에 찢어진
외투 밖으로
탐스런
구릿빛 자태를
한껏 뽐낸다

강화집 수호목
은행나무 아래
멍석을 못 깔으니
풀 섬 마다
술래잡기 하는
아이들
노란 외투 입고
날 찾으라 한다

밤과 은행을
한톨 한톨 주우면서
조상을 기리고
자손을 번성시키는
근본을
곱씹고
하루에 몇 알씩
삼킨다

2023.10.12
줍고~ 벗기고~씻어~
말리고~노나 먹고~
힘들지만
즐거운 노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