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이야기

강화도 아침

포도 농부와 시인 2020. 2. 3. 20:45

 

강화도 아침 / 손두용

 

5월에 집사람과 고생해서

심은 고구마 2,700주와

고추,가지,옥수수,땅콩,

더덕,토마토,상추가 잘 자라는지

360°도 망을 쳐 놨지만

고라니가 넘 탄거는 아닌지

궁금하고 보고 싶어진다

 

어제 강화 내려오는 길목에

후배가 경영하는 강화섬 쌀밥집에서

정식을 먹고 도착해 보니

애쓴 노고에 뿌리가 잘 내렸다

 

대여섯 고랑 잡초를 제거하는 노동에

해가 저물어 간다.

비 예보와 같이 모처럼 단비가

농부와 농토와 농작물을

즐겁게 하는 저녁이다

 

농촌에서의 밤은 길다.

서울에서의 일상은

친구와 주담을 하든가

전자파와 손절하고

개구리와의 대화도 새롭고

집사람과 농가집에서

첫날 밤은 깊어 만 간다

 

새벽4시

동적인 것은 꼬끼오 소리와

카니발 블래박스의 파란 불빛만이 점등이네

그렇게 강화도 선원의 여명이 밝아 온다

 

새벽 잠을 더 하고

6시에 일어나 나머지 열대섯 고랑의

잡풀과 농작물 밑에

기생하는 잡풀을 제거하는

노동의 가치를 몸서 느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