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strong 기원 / 손두용
콩이 두부로 변한다
새하얀 빛깔을 먹고
새로이 건강하라고
정성과 마음을 빚는다
하루 동안 물에 불린 콩을
맷돌아닌 제분소서 갈아 온다
간 콩에 물을 넣고
끓인 다음
자루에 넣고 땀흘려 짠다
모락모락 비지다
이 두유(豆乳)를
새 장작 화로에 펄펄 끓여
간수를 부어 주면
단백질이 응고된다
몽실몽실 순두부다
성형틀에 삼베천을 깔고
응고된 것을 붓고
판을 대어 돌로 눌러 준다
칼로 그어
두부를 떠낸다
따끈따끈 모두부다
맷돌은 기억한다
어처구니도 없지만
옛적 추억의 맛을~
사랑방 아닌 마당에서
쌀밥 품은 쭈꾸미랑
미나리 무침 홍어랑
따끈 따끈 두부랑
상큼한 얼가리 햇김치랑
막걸리 한잔에
따사한 햇살을 맞으며
암 strong 하라는
강화 마당 점심을 먹는다
2020.3.22일
춘분 절기 봄날에
애써 주신 처고모,
처숙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