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

울 마누라 일 잘한다

포도 농부와 시인 2020. 2. 3. 20:21

 
울 마누라 일 잘한다 /손두용
 
아침밥 일찍 먹고 서두른다
마눌은 김장거리 밥거리 사러
풍물 시장으로 가고
나는 마늘4접 씨마늘 깐다
까도 까도 끝이 없다
다 못까고
 
무 한다라 둘이 들기 버겁다
제분소 가니 무채 기계가 있다
무전달~ 무삽입~ 무내림 ~
실고 오니 시간이 한결 가벼웁다
 
깐 마늘 잘 크라고 소독약에 담궈 놓고
구멍 뚫린 멀칭을 깐다
그사이 마눌은 못깐 마늘 까고
김장은 실내에서 가능하니
해지기 전에 둘이 마늘을
먼저 심자고 합의를 봤다
2천 몇개를 심고 흙 덮으니
땅거미 내려 앉는다
 
대파 쪽파 다듬어 놓고
배추 마늘 생강 준비해 놓고
이내 장작 구들에 등 지지니
마눌은 22:00에 일어나
김장을 하고 있었고
나는 새벽2시에 일어나
속 더 만들 쪽파를 다듬어 주고
이내 잔다
 
여섯시 인나 보니
밤새 김장을 한 것이다
철의 여인이 따로 없네
손으로 겉절이 하나 집어 먹으니
맛나네~
뒷정리도 만만치 않다
 
나먼저 서울로 출발한다
마눌은 마져 정리하고 온다 하네
울 부부는 이렇게 하루를 보냈다
 
11월19일 하루가 즐거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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