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가을날 정오 / 손두용
논둑의 갈대는
가을바람 타서
살랑살랑
흰머리 휘날리며
춤을 춘다
앞마당의 코스모스도
연분홍빛 새하양 진자주빛
햇살 화장을 하고
한들한들
우주를 흔든다
뒷터에 밤까시도
가을날 달빛과 햇살 품고
청량한 추풍에 취해
농익은 처녀가 누굴 기다리듯
풀밭에 누워 잠잔다
가지가 장신 흉내 내고
배추는 속을 채워 가고
순무가 살 찌우며
고구마는 가을하늘 보고프고
콩도 나를 까줘 한다
고추야! 그렇게 세우더니 조용하구나
정오 의자에 앉아
청량한 가을 바람에
정신을 씻고
따사한 햇볕에
몸을 데우며 졸고 있다
2020.10.16(금)
이 가을날! 행복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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