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야기

퇴원 건강 기원 / 손두용

포도 농부와 시인 2023. 5. 21. 06:30

퇴원 건강 기원 / 손두용

콩이 두부로 변한다
새하얀 빛깔을 먹고
새로이 건강하라고
정성과 마음을 빚는다

물에 불린 콩을
맷돌 아닌 제분소서 갈아 온다

간 콩에 물을 넣고
끓인 다음
자루에 넣고
땀 흘려 짠다
모락 모락
비지 다

이 두유(豆乳)를
새 장작 화로에
펄펄 끓여
간수를 부어 주면
단백질이 응고된다
몽실 몽실
순두부 다

성형틀에
삼베천을 깔고
응고된 것을 붓고
누름판을 대어
돌로 눌러 준다

칼로 그어
두부를 떠 낸다
따끈 따끈
모두부 다

맷돌은 기억한다
어처구니도 없지만
옛적 추억의 맛을~

사랑방 아닌
마당에서
묵쒀 담고
강화쑥절편깨떡
시원한 김장김치 얹어
맛난 간장꽃게 비벼서
따끈 따끈 두부랑
시원한 얼가리
햇 김치랑
막걸리와 복분자에

따사한 햇살을 맞으며
퇴원 건강기원 하는
강화 마당 점심을 먹는다

2023.5.20
입하 절기에
애써 주신 처고모,
처숙부모 고맙습니다

'건강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50일 만의 귀가  (0) 2023.06.06
병력  (0) 2023.05.24
새벽어둠에서 여명까지  (0) 2023.05.01
손두용이 다니는 인공투석실 간호사  (2) 2022.11.10
아픈이의 심리 /無心 손두용  (0) 2022.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