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 손두용
쉼터 텃밭 위 구릉에서
버드나무처럼
치렁치렁 눈 시야를 거스린다
가위손으로 단발머리 쳐 주니
구릉아래 전경이 시원해진
6월에 너를 본다
숫놈 옆에 암녀가
수천개의 산통을 안고 있다
노랗게 농익은 아들 딸들이
속옷과 특유의 외투을 입어
벌레도 새들도
너를 건들일 수가 없지만
하광을 품고
추풍낙과가 된다
처음에는
수년을 한결같이 아침시를 보듯
사방의 너를
한알 한알 집어 모은다
네가 이기나 내가 지나
ㅆㅂ ㅈㄴㄱ ㅎㄷㄴ ㅋㅋ
집중낙하에 화문석을 펼친다
첫포대 아들
둘포대 딸부턴 반만 담는다
자식이 너무 무겁다
여섯째포대 딸
ㅆㅂ ㅈㄴㄱ ㅎㄷㄴ ㅋㅋㅋ
아직도 일곱째포대 자식을 기다린다
첫포대를 밟는다
죙일 놀다 들어온 꿰재재한
자식놈 물에 담궈 때 불려
벅벅 씻긴다
ㅆㅂ ㅈㄴㄱ ㅎㄷㄴ ㅋㅋㅋㅋ
몇번을 씻겨야 되능겨~
말끔히 씻긴 첫놈을
양탄자 깔고 선풍기 틀어
사타구니 말려 준다
둘째
세째포대까지 씻겨 말리니
허리가 끊어진다
ㅆㅂ ㅈㄴㄱ ㅎㄷㄴ ㅋㅋㅋㅋㅋ
아직도 세포대
아니지 네포대가 기다리고 있는
10월에 너를 본다
자식농사가 이렇게 힘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