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

물가를 찾는 사람들

포도 농부와 시인 2020. 2. 3. 20:47

 

물가를 찾는 사람들 / 손두용

 

물가에 앉아

발로 물차기를 시작한다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천신만고 끝에 고향 물 맛을 찾아

몸부림치며 역류하는 연어!

생의 마감을 출생지에서

또 다른 생명을 잉태하면서...

고향에서 머나먼 여정의 안식을 맞는구나

 

웬지 물가에만 가면 어머니 생각이 난다

우리 모두가 어머니의 아늑하고

따뜻한 양수에서 태동하지 않았는가

그래서 인지 돈내고 시간내어

우리는 물가에 모인다

 

평상시에는 늘 그랬듯이

주위나 타인을 의식하여 결코 쉽지 않은

체면/형식/나이/패션/부끄럼

홀랑 벗어 던지고

아주 자연스럽게 우리는 아침 07:00에 물가에 오는가 보다

 

그렇다!

우리는 어머니의 양수를 본능적으로

그리워 하는 것 아닐까

고향 가면 마음 편하듯이

연어의 고향 안식처와 같이

그래 인생은 고달픈 것

 

어머니 품과 같은

물가가 있지 않은가

건강이 없으면 인생의 전부를 잃는 것

어머니 양수에서 우리 건강을 찾으면

그 무얼 더 바라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우리 아침 물개 남녀노소는 고향 친구들

(1998.5.12 수영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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