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를 찾는 사람들 / 손두용
물가에 앉아
발로 물차기를 시작한다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천신만고 끝에 고향 물 맛을 찾아
몸부림치며 역류하는 연어!
생의 마감을 출생지에서
또 다른 생명을 잉태하면서...
고향에서 머나먼 여정의 안식을 맞는구나
웬지 물가에만 가면 어머니 생각이 난다
우리 모두가 어머니의 아늑하고
따뜻한 양수에서 태동하지 않았는가
그래서 인지 돈내고 시간내어
우리는 물가에 모인다
평상시에는 늘 그랬듯이
주위나 타인을 의식하여 결코 쉽지 않은
체면/형식/나이/패션/부끄럼
홀랑 벗어 던지고
아주 자연스럽게 우리는 아침 07:00에 물가에 오는가 보다
그렇다!
우리는 어머니의 양수를 본능적으로
그리워 하는 것 아닐까
고향 가면 마음 편하듯이
연어의 고향 안식처와 같이
그래 인생은 고달픈 것
어머니 품과 같은
물가가 있지 않은가
건강이 없으면 인생의 전부를 잃는 것
어머니 양수에서 우리 건강을 찾으면
그 무얼 더 바라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우리 아침 물개 남녀노소는 고향 친구들
(1998.5.12 수영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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