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

가을 문턱

포도 농부와 시인 2020. 2. 3. 17:58

 
가을 문턱 / 손두용
 
반 평생 터 숨쉬기가 가뻐
해풍 머금은 바람을 쭞아
술 마시듯 들이 키니
온몸이 경끼하며 합창을 한다
 
아주 천천히 도모한다
 
미라클 모닝으로
몸을 깨우고
 
미니멀 라이플로
개념도 뒤 집고
심고 물 주고
묶어 주고 뽑아 주고
잘라 주고 세워 주고 쓸어 주고
닦아 주고 돌리고
만들고 먹고 노놔 주고
 
혼삶으로
시 쓰고
리츄얼을 행하고
소확행하니
 
봄을 맞고
여름을 겪으며
가을 문턱에 서려 한다
 
빛과 향이 서린 너를 보려
힘겨운 경계를 포도시 넘는다
 
네가 머물러야 할 이유다
 
2024.9.11
수술한지 5년차 되는
가을 문턱이다

2019.8.31
힘들게 농사졌어요~
향 좋고 당도 높은
포도 자시러 오시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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