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야기

내 차례다

포도 농부와 시인 2022. 6. 7. 17:03

내 차례다 / 손두용

이 나이 67세 되여서
부모의 형제 10 남매가
전부 가셨고
빙부모 2분도 떠나셨다
부모세대를 그리워 하며
인쟈 우리가 인생을
저미는 준비를 해야 할
때가 왔다

일제강점기를 견뎌 내고
동족상잔의 전쟁을 겪으며
짧은 배움으로 안해 본거 없이
자식들 공부시키고
먹여 살리는 그 고초를
어찌 잊을수가 있단 말인가~

보여 지지도 않고
만져 지지도 않는다
추억으로만 되새길 뿐이다
그러다 녹음된 목소리를 듣고
동영상을 볼라 치면
바로 옆에 엄마가 있는거 같다

매년 참하게 농사진
보리쌀 팔아 주시고
삼포 가서 수삼 달여 주시고
오메가3 사다 넣어 주시고
참기름에 볶은 미역국이며
감칠 맛 나는 된장찌게며
삶은 양배추쌈에 쌈장이며
양념장 살짝 올린 두부부침이며
밥 비비기 딱 좋은 계란찜하며
엄마의 정성과 내리 사랑과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엄마 없는 하늘 아래
늘 맞아 주시던 꽉 차 있던
판교동 그늘막이
이렇게 공 하고
이렇게 허 할 수가 없다
병마의 악성기생을 도려 내야 하는
무력한 숙주의 존재가 되니 
치료와 순응 과정에서
불안,걱정,고통,인내,포기,의지,
가치,순종,인생무상,관용,겸손으로 변한다
 
죽음은 삶의 뿌리다
죽음을 생각하고
죽음을 당연시 받아 들여
유언장도 써 보고
썩을 몸 장기도 기증하고
간소화된 장례도 주문하고
어떻게 죽음맞이를 할 것인지~
영정사진도 직접 촬영하여
어떤 모습으로 남을 것인지~
죽음을 미리 디자인 해 본다
 
죽음은 삶이 만든
유일의 최고의 걸작품이다
죽음도 내 의지대로
편하게 맞이 할수 있슴을 깨닳는다
메멘토모리 !!!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

2023.12.9
送舊癸卯 송구계묘
迎新甲辰 영신갑진

2022.6.7
아퍼 보니 일상의 조그만
자율적 움직임이 얼마나 고맙고
건강의 소중함을 깨닳는다
여러분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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