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싫다 /손두용

다들
쫀심들은 강하고
지혜롭지 못하고
헛똑똑이지
어떤 말도 하길 싫더군
그래도
대성 이루지 못하고
살아 왔지만
갖다 바치는
꼴질은
안하고 살았는데
그냥
삼동역을 지나쳐
종착역 여주까지 갔다
세종왕릉 앞에 서서
솔잎비를 맞으며
침묵으로
가슴을 적신다
그렇게
인고에 밣힌
흙빛 누런 잔듸와
역사를 품고
뒹구는 낙엽이
나를 반긴다
아주
늦은 속을
집근처
짜장으로 채우고
천천히
집으로 향한다
많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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